빛으로 인도하소서
김창규 (나눔교회목사, 시인)
눈뜨게 하기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진 한 송이 꽃이여
그대를 슬프게 하네요.
불쌍한 생명이라든지, 꽃들이라 부르지 마세요.
어른들에 의해서
일찍 부서진 인간이 아니랍니다.
하늘을 향해 살려주세요.
외쳐도 응답하지 않는 청춘이여
저렇게 많은 별들이 떠서 비추는데
우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물살에 세고 바다가 차갑다고
저희들을 외면하십니까.
예수님도 울고 계시고
어머니의 통곡소리가 들리네요.
아버지가 바다로 걸어 들어오네요.
내 이름을 부르며 피를 토하며 스러지네요.
바다가 놀라 뒤집힙니다.
내 손을 잡고 울고 있어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 누나
제발 저를 놓지 말고 붙들어주세요.
살려주세요.
살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누구를 미워할 힘도
누구를 용서할 힘도 이제 없네요
아, 바다를 좋아 했는데
바다가 싫어졌어요.
아버지 이제 저를 눈뜨게 하여
꿈의 섬,
아름다운 당신을 보여주세요.
탐욕과 거짓은 가라앉히고
생명을 올라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