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한작은 구름에서비가올때까지6 첫번째 장례식 일본교회는 한국교회와 다르게 장례식을 가능하면 교회에서 거행합니다. 첫날 저녁과 둘째날 오전 고별식, 그리고 화장으로 일단 끝납니다. 납골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유족들의 스케줄에 맞춰 다시 모여서 납골묘지에 안장합니다. 동경교회 30년의 역사속를 되돌아 보면 아주 특이한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교회 30년 역사속에 한 번도 교회에서 장례식을 거행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교단내에서는 신기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젊은이가 많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동경교회를 생애 마지막 교회로 생각하고 기도로 끝까지 교회를 지키신 분이 없었다는 부정적인 면으로도 볼 수도 있습니다. 동경교회 전체 역사로 볼 때 동경교회에서 마지막 신앙생활을 마감하신 분이 한 분 계셔야 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 때에 맞춰서 하나님께서 교회에 납골무덤을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에 맞춰서 자매 한 분이 등록하셨습니다. 이시하라 케코라는 연세드시고 골수암으로 오랜 시간 투병하시던 분이셨는데 동경교회는 이미 10여년 이상 출석하신 분이십니다. 그 분 말씀에 의하면 오래 전부터 동경교회에 등록하고는 싶었는데 교회에 무덤이 없었기 때문에 등록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동경교회에 납골묘지가 생겼다는 소식에 곧바로 등록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17년 7월에 소천하셨습니다. 동경교회 첫 번째 장례식이 교회에서 열렸습니다. 그리고 첫번째로 교회 납골묘지에 안치되셨습니다.
납골묘지는 저에게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경교회에 납골묘지를 제공하신 Z자매는 연세가 많으신 옛날 분이십니다. Z자매에게서 받은 많은 유품이 저의 마음을 너무 힘들게 했습니다. 일본의 관습상 돌아가신 분이 쓰시던 물품 가운데서 중요한 한 두 가지를 간직합니다. 일본에서는 그것을 形見(카타미)라고 합니다. 유족들이 한 두 개정도 가지는 것은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Z자매는 제가 개인 소유의 납골묘지를 받았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이 큰지 저에게 특별히 고마워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납골묘지를 받았기 때문에 고인이 남기신 카다미를 저에게 주시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는 참 아름다운 간증이라고 저도 느꼈습니니다. 하지만 그 양이 문제였습니니다. 고인이 입으시던 옷을 고급 드라이 크리닝을 해서 저에게 세 박스나 보내셨습니다. 가족이 입으시던 옷이라 버리시기 어려우셨다고 이해하면서도 몇 십년 지난 옷을 비싼 드라이 크리닝까지 하면서까지목사에게 입히시고 싶으실까 생각하니 짜증이 났습니다. 하나님께도 화가 났습니다. 하나님, 아무리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뭐든지 받겠다고는 했지만 이것은 좀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라고 불평도 했습니다. 제가 아직 일본문화를 잘 몰라서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도 했습니다. 교회 임원들에게 여쭤보니 세 박스는 일본문화에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다 입을 수는 없어서 다른 분들에게 대부분 나눠주기도 하고 제가 입은 것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언젠가 실제로 땅이나 건물을 주시리라 믿고 참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것은 무엇이든 감사함으로 받겠다고 했으니 믿음으로 참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세 박스는 좀……… 다음편에서